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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어지고 나면 누구는 사람을 만나고, 누구는 연락조차 받기 싫어합니다.
이별하고 나면 누군가는 바로 친구를 만나서 이야기를 쏟아내고 싶어 합니다.
반대로 누군가는 며칠 동안 연락조차 받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별인데 반응은 이렇게 다릅니다.
이 차이를 두고 "역시 E라서 그런가 봐", "I라서 혼자 있고 싶은가 봐"처럼 MBTI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말 이별 대처 방식은 E와 I로 정해지는 걸까요?
어느 정도 관련은 있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2025년 발표된 한 논문(여러 연구를 모아 분석한 자료)이 있습니다.
같은 사람이 몇 주 뒤 다시 검사했을 때 이전과 다른 유형으로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해 나온 또 다른 대규모 종합연구(57,170명 분석)도 있습니다.
이 연구는 지난 25년간 재검사 신뢰도를 독립적으로 검증한 연구 자체가 드물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심리학회(APA) 심리학 사전도 MBTI가 "연구 심리학자들 사이에서 신뢰도가 낮게 평가된다"라고 설명합니다.
게다가 MBTI의 E/I와 현대 성격심리학에서 말하는 외향성은 완전히 같은 개념도 아닙니다.
MBTI는 둘 중 하나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현대 성격심리학은 외향성을 정도의 차이로 보는 연속적인 특성으로 다룹니다.
2. 실제로 이 차이를 만드는 건 무엇일까요
MBTI의 E와 I보다 실제로 살펴볼 만한 것은 외향성이라는 성격 특성과, 개인이 사회적 지지를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1992년 일본 여성 대학생 17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있습니다.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내향성이 높은 사람들보다 사회적 지지를 구하는 대처를 더 많이 썼습니다.
동시에 회피적 대처도 더 많이 사용했습니다.
이건 외향적인 사람이 더 건강하게 대처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힘든 상황에서 사람과의 상호작용이나 외부 활동을 대처 수단으로 더 많이 쓰는 경향에 가깝습니다.
최근 일본인 2,5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조금 다른 그림이 나왔습니다.
외향적인 사람은 전반적으로 더 높은 웰빙을 유지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반면 내향적인 사람은 사회적 지지가 많아질수록 웰빙이 더 크게 높아지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사회적 지지가 충분한 내향적인 사람이 사회적 지지가 부족한 외향적인 사람보다 오히려 높은 웰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두 연구를 같이 놓고 보면 이런 그림이 나옵니다.
외향적인 사람이 사람을 많이 만난다고 반드시 더 빨리 회복하는 것도 아닙니다.
내향적인 사람이 혼자 있다고 반드시 잘 회복하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이 연구들은 이별 자체를 다룬 게 아니라 일반적인 스트레스 대처를 조사한 것입니다.
이별 상황에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날 가능성 정도로 보는 게 정확합니다.
3. 그래서 나는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여기서 중요한 건 MBTI 유형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나는 사람을 만나야 회복되는 사람인가, 아니면 혼자 있어야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사람인가.
- 사람을 만나는 편이 나은 경우: 믿을 만한 사람에게 감정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게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사람을 계속 만나는 것 자체가 회복은 아닙니다. 계속 사람을 만나면서도 정작 자신의 감정은 마주하지 않는 방식으로 회피할 수도 있습니다.
-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경우: 그것도 자신에게 맞는 방식일 수 있습니다. 다만 혼자 있는 것과 고립되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혼자 있는 동안 감정을 정리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는다면 회복 방식입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며 식사나 수면, 일상생활까지 무너진다면 다릅니다. 그건 성격 문제가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사람 관찰자로 보면 이런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에 이름을 붙이고 싶어 합니다.
MBTI는 그 이름을 아주 손쉽게 빌려줍니다.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반응할까"를 성격 유형 네 글자로 끝내버리면 어떨까요.
정작 그 순간 자신에게 뭐가 필요했는지는 더 이상 들여다보지 않게 되는 것 같습니다.
E든 I든 상관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이 나를 회복하게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편이 낫습니다.
그게 유형표를 확인하는 것보다 더 오래 남는 답일 수 있습니다.
출처
- APA Dictionary of Psychology, "Myers–Briggs Type Indicator (MBTI)" 항목
- International Journal of Social Science Research (2025), MBTI 심리측정적 속성에 관한 체계적 리뷰 — 재검사 시 유형 변경 관련
- Erford, B. T., et al. (2025). A 25-Year Review and Psychometric Synthesis of the Myers–Briggs Type Indicator (MBTI) – Form M. Journal of Counseling & Development, 103(4), 403–407. — 독립적 재검사 연구 부족 지적
- Nakano, K. (1992). Role of Personality Characteristics in Coping Behaviors. Psychological Reports, 71(3), 687–690.
- Askitis, D. (2025). The Interdependence of Extraversion: Personality Differences in Utilizing Social Capital and Interdependent Happiness. Japanese Psychological Re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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