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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직 그 사람이 생각난다면

헤어진 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문득문득 그 사람이 떠오른다면, 너무 오래 힘들어하고 있는 건 아닐까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별 후 감정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살펴본 연구들을 보면, 분노나 슬픔처럼 강렬한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비교적 빠르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애리조나대학교의 데이비드 스바라가 대학생들의 감정을 한 달간 매일 기록하게 한 조사에서도,

한 달 안에 분노와 슬픔은 눈에 띄게 가라앉았습니다.

하지만 그리움만은 훨씬 오래 남았습니다.

그러니까 감정이 순서대로 사라지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슬픔은 정리됐는데 그리움은 남아 있다고 해서, 회복이 안 되고 있는 게 아닙니다.

감정마다 사라지는 속도가 다를 뿐입니다.

여기에 더해, 2007년 몬머스대학교의 니콜 비조코와 게리 르완도스키가 진행한 조사에서는 연애가 끝난 뒤 약 11주,

그러니까 3개월 정도가 지났을 때 오히려 스스로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상당수였습니다.

한 달이 지나도 보고 싶은 마음이 남아 있는 건 실패가 아니라,

그냥 아직 3개월이 안 지난 것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2. 그런데 왜 누구는 빨리 괜찮아지고, 누구는 오래 힘들까요?

 

같은 3개월을 보내도 사람마다 체감하는 회복 속도는 다릅니다.

연구들을 겹쳐보면 몇 가지 반복되는 차이가 보입니다.

 

첫째, 전 애인과 계속 접촉하는가입니다.

스바라의 조사에서는 이별 후 첫 2주 동안 전 연인과 자주 연락하거나 만난 사람일수록 그리움과 슬픔이 더 오래갔습니다. 2020년 같은 연구팀이 최근 별거한 성인 122명을 관찰한 후속 연구에서도,

전 배우자와의 대면 접촉이 잦을수록 두 달 뒤 심리적 어려움이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다만 이 후속 연구는 이혼·별거 사례라서 연애 이별과 똑같이 보긴 어렵지만, 방향은 비슷했습니다.

 

둘째, 감정을 어떻게 다루는가 입니다.

감정을 계속 주변에 털어놓기만 한 사람도, 반대로 억누르기만 한 사람도 회복이 딱히 더 빠르지 않았습니다.

느끼되 거기 완전히 잠기지 않는 균형이 관건이었습니다.

 

셋째, 이별 후 '나'를 다시 만들고 있는가입니다.

스바라 연구팀의 후속 조사에서는 9주에 걸쳐 자신의 감정과 관계를 정리해보는 과제를 준 그룹이, 처음과 끝에만 설문한 그룹보다 관계를 떠나 자신을 다시 정의하는 지표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표본이 크지 않아 단정할 순 없지만, 참고할 만합니다.

 

3. 그래서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정리하면, 시간이 흘러가는 것 자체보다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는지가 체감 속도를 바꿔놓습니다.

 

전 애인과의 접촉을 의식적으로 줄이기 — 특히 이별 직후 2주가 관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정을 참지도, 계속 곱씹지도 않기 — 느끼되 거기 머물지 않는 정도.


관계와 분리된 나를 짧게라도 글로 정리해보기.

 

현실적인 시간표를 갖기 — 격한 감정은 한 달, 어느 정도 정리된 느낌은 3개월 정도가 흔한 흐름이지만,

그리움처럼 더 오래 남는 감정도 있다는 걸 미리 알아두는 것.

 

한 달이 지나도 그 사람이 생각나는 건 이상한 게 아닙니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나도 완전히 괜찮아지지 않았다고 해서 뭔가 잘못된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시간 동안 접촉을 줄이고, 감정에 균형을 두고, 자신을 다시 정리해 봤는지는 스스로 돌아볼 만한 지점입니다.

 

 

출처
Lewandowski, G. W., & Bizzoco, N. M. (2007). Addition through subtraction: Growth following the dissolution of a low quality relationship. 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 2(1), 40–54.
Sbarra, D. A. (University of Virginia 박사 학위 논문, "Dissolution Study"; 관련 보도: The Cavalier Daily, The Hook)
O'Hara, K. L., Grinberg, A. M., Tackman, A. M., Mehl, M. R., & Sbarra, D. A. (2020). Contact with an ex-partner is associated with psychological distress after marital separation. Clinical Psychological Science, 8, 450–463.
Larson, G. M., & Sbarra, D. A. 관련 후속 연구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게재, 자기 개념 재구성과 이별 회복 관련)